호수에는 오리배가 있다. 그 오리배는 물 위에 떠있다. 우리는 모두 물 위에 떠있다. 잔잔하기 그지없어보이지만 물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부들부들 떨고 있다. 오리배도 떨고 있다. 그 위에 서있는 우리도 떨고 있다. 떤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이다. 과학시간에 배웠던 전자도 떨고있다고 배웠다. 그렇다면 사물도, 물건도, 시동이 꺼진 자동차도 떨고있다. 우리는 모두 떨고있고 살아있다. 그렇기 때문에 만져진다. 만져진다는 것은 곧 다시 살아있다는 말이 되는가 ? 다시 말한다. 우리는 떨고있다. 떨고 있기 때문에 살아있다. 살아있기 때문에 만져진다. 만져지기 때문에 , 떨고 있는 것이다. 떤다는 것은 곧 살아있다는 증거인 것이다.
예전에는 새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길가에 터벅터벅 걸어다니는 비둘기나 나무에 매달려있는 까치, 물 위에 떠다니는 오리들을 봐도 딱히 별 생각이 없었다. 세상에는 새보다 귀여운 동물이 정말 많았으니, 새 정도는 나의 사진첩에 있지도 않았다. 그런 내가 길을 걸으며 바닥에서 총총 뛰어다니는 까치를 보고 미소를 지을 줄은, 뚱뚱하게 부풀어서 어기적어기적 걸어다니는 비둘기를 빤히 쳐다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언제부터였을까, 내가 조류에 관심을 가지고 새에게 귀엽다는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 때가. 아마 코뉴어라는 앵무새를 처음 가까이 보고, 더 나아가 사랑앵무를 키우게 되면서 나는 새의 매력에 푸욱 빠지게 되었던 것 아닐까.
오늘 백운호수 둘레길을 산책하면서 백로와 청둥오리떼를 봤다. 예전이었으면 ‘음, 새가 있군.’ 하고 지나갔을텐데 오늘은 아예 울타리에 팔을 걸치고 새떼를 계속 감상했다. 청둥오리가 물 밑에서 어떻게 발장구를 치고 있는지, 백로가 어떤 자세로 서있는지. 새들은 딱히 큰 움직임을 보이거나 거대한 물고기를 잡아먹거나 하진 않았다. 그저 그들의 일상을 여유롭게 즐기고 있었다. 나는 그런 새들을 여유롭게 지켜보았다. 잔잔히 흘러가는 호수와 새를 멍하니 보고 있으니 머리도 조용해지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 내가 여전히 새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이런 평온한 장면도 그냥 스쳐 지나갔겠지. 어떤 것을 좋아하고 관심을 갖게 되는 행위는 정말 소중한 순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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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에는 오리배가 있다. 그 오리배는 물 위에 떠있다. 우리는 모두 물 위에 떠있다. 잔잔하기 그지없어보이지만 물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부들부들 떨고 있다. 오리배도 떨고 있다. 그 위에 서있는 우리도 떨고 있다. 떤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이다. 과학시간에 배웠던 전자도 떨고있다고 배웠다. 그렇다면 사물도, 물건도, 시동이 꺼진 자동차도 떨고있다. 우리는 모두 떨고있고 살아있다. 그렇기 때문에 만져진다. 만져진다는 것은 곧 다시 살아있다는 말이 되는가 ? 다시 말한다. 우리는 떨고있다. 떨고 있기 때문에 살아있다. 살아있기 때문에 만져진다. 만져지기 때문에 , 떨고 있는 것이다. 떤다는 것은 곧 살아있다는 증거인 것이다.
우리는 살아있다. 살아있기 때문에 떨고 있다.
떨고 있기 때문에 죽어가고 있다.예전에는 새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길가에 터벅터벅 걸어다니는 비둘기나 나무에 매달려있는 까치, 물 위에 떠다니는 오리들을 봐도 딱히 별 생각이 없었다. 세상에는 새보다 귀여운 동물이 정말 많았으니, 새 정도는 나의 사진첩에 있지도 않았다. 그런 내가 길을 걸으며 바닥에서 총총 뛰어다니는 까치를 보고 미소를 지을 줄은, 뚱뚱하게 부풀어서 어기적어기적 걸어다니는 비둘기를 빤히 쳐다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언제부터였을까, 내가 조류에 관심을 가지고 새에게 귀엽다는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 때가. 아마 코뉴어라는 앵무새를 처음 가까이 보고, 더 나아가 사랑앵무를 키우게 되면서 나는 새의 매력에 푸욱 빠지게 되었던 것 아닐까.
오늘 백운호수 둘레길을 산책하면서 백로와 청둥오리떼를 봤다. 예전이었으면 ‘음, 새가 있군.’ 하고 지나갔을텐데 오늘은 아예 울타리에 팔을 걸치고 새떼를 계속 감상했다. 청둥오리가 물 밑에서 어떻게 발장구를 치고 있는지, 백로가 어떤 자세로 서있는지. 새들은 딱히 큰 움직임을 보이거나 거대한 물고기를 잡아먹거나 하진 않았다. 그저 그들의 일상을 여유롭게 즐기고 있었다. 나는 그런 새들을 여유롭게 지켜보았다. 잔잔히 흘러가는 호수와 새를 멍하니 보고 있으니 머리도 조용해지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 내가 여전히 새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이런 평온한 장면도 그냥 스쳐 지나갔겠지. 어떤 것을 좋아하고 관심을 갖게 되는 행위는 정말 소중한 순간인 것 같다.